조선시대에 계급사회가 있었다면 현대사회에는 학벌로 따져지는 계급사회가 있다. 명문대 나온 사람은 보통 사람보다 무슨 특별히 주어진 무엇이 있고 그리고 보통 사람이 받지 못한 특별한 교육을 받았으므로 거기에 맞는 대우를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고 특별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한국사람들이다. 이것이 우주의 진리이고 모든 사회에서 적용되는 것이라는 발상을 가지고 살아간다. 한 사람의 운명은 학위로 인해 결정된다해도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의 부모세대는 어떤가? 자신들 스스로는 좋은 학위가 없어도 대통령이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고 하면 일단 무시하고 편견된 눈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학위가 없으면 백정취급한다. 얼마나 바르세인적이고 몰 상식한 발상인가?
내가 시험을 쳐서 들어간 고등학교는 세상에서 최고의 과학고등학교로 여겨졌던 Thomas Jefferson High School for Science and Technology 이다. 당시에 MIT 와 몇몇 큰 공대에서만 있어던 수퍼컴퓨터를 Westinghouse Project 대회에서 승리를 해서 학교내에 설치되어 슈퍼컴퓨터 구조학 반이 있었고 대학에서만 있었던 Hologram 반 그리고 로보트 (Robotics) 반 등이 있었다. 나는 학교를 대표하는 컴퓨터 팀의 캡틴으로도 활동을 해서 학교이름으로 여러 시합에 나가 상도 받아왔었다. 종교채험으로 인해 나는 신학교를 갔다. 아무나 받아주지 않는 신학교인 Moody Bible Institute를 나왔다. 나의 아내는 한국에서 대원외고라고 졸업생이 명문대를 제일 많이 들어간다는 고등학교 출신이다. 거기에다가 신학교로 치면 명문대라 할 수 있는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 를 나왔다.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목회하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왔다. 물론 좋은 학교에 갔던 자부심이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무슨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친구들은 하버드대에서 교수, 스탠드포드대에서 교수, 정부 실험실에서 시니어 과학자, 뉴욕 타임스에서 제일 잘 팔렸던 책을 쓴 저자 등 여러 실력자들을 배출했지만 좋은 학교를 나왔다고 다 세속적으로 잘 되는것은 아니다.
최근에 어느 나이 많으시고 늦게 안수를 받으셔서 목사가 되신 분의 집에 잠깐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전에 시카고에 사신 경험이 있으셔서 아내가 석사를 했던 Trinity 신학교에 대해 알고 계셨다. 아내가 그 학교 출신이라고 하니까 그 때 반응이, “아, 그 학교 나왔으니, 인정해 줄께,” 라는 말을 하셨다. 그럼 학교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면 그냥 별 생각없었다… 뭐 그런 말인가? 아무튼 괜히 기분이 묘하면서 나뻤다. Trinity 학교에서 졸업했다고 말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까지 생기는 것 같다.
한국 사람들 중에 자신의 학력과 경력을 조작해 공개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 미국 사회에서 자신이 Ivy League 나온 것을 대화 중 빨리 알리는 것은 자신을 뽐낼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며 보통 미국사람들은 문제삼을 것도 없지만 사실 매우 경시스럽게 취급한다. 이미 명문대 나온 사람들이 그런 경향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그것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명문대 나오지 않은 사람들이 대인배같고 명문대 나온 사람들이 소인배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렇게 크게 나타내지 않으면서 인격을 더 중시여기는 사람들이 한국사람들이면 좋겠다.
쳐 발라가며 자신의 스펙과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연연하는 미천한 인간들 말고 좋은 인격으로 속이 꽉 찬 사람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