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천둥이 우르릉거리고 지붕에 다다닥거리며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답답함을 풀어줄까해서 입고 입던 짧은 바지를 벗고 속옷만 입고 뒷 마당에 뛰어 나갔습니다.
그러나, 지나가는 비 구름이었을 뿐.
마음을 후련하게 씻어 줄 소낙비는 온데 간데 없고 그냥 보슬 보슬 내리는 비였습니다.
안경을 쓰고 있어도 저 멀리 도시의 불빛들은 또렸하게 보였습니다.
잠깐 지나가던 작은 비구름을 원망할까
얼른 바지를 다시 입고 시원한 공기에 감사하며
다시 안으로 들어왔습니다.